시의 방
정처 없는 길
실버버드
2013. 3. 27. 23:40
정처 없는 길
홀연히 떠나는 날 찬바람 불고
그대 어디로 가시나요.
긴 터널을 지나
다시올 수 없는 강을 건너
그대 어디로 가십니까!
미련에 목메여
몇밤을 지새던 무거운 어깨
넌즈시 내려놓고
그대는 어디로 가시려 합니까!
갈곳이 없어 헛발을 딛고
우두커니 외로운 걸음
또 다시 떠나려 합니까!
기다리는 사람 없는
이름모를 곳에 꼬막집을 짓고
바람! 하늘! 세월!
그대는 그렇게 가려 합니까!
그러다 어쩌면
날개벗은 하얀 여인을 만나
학이 되어 살다가
두고온 연민으로
조용히 눈 감으려 합니까!
그대여! 가려거든
고된 사랑일랑 두고 가세요
사랑의 짐을 지고
힘든 길을 어찌가려 합니까!
아픈사랑 내려놓고
눈물마저 거두시어 홀연히 떠나소서!
- 은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