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 방

그 겨울 가난한 골목에 밤

실버버드 2014. 12. 18. 21:24

 

 

 

 

 

 

 

 그 겨울 가난한 골목에 밤    

                                            은새

 

가난한 골목에는

낙숫물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고

쥐 죽은 듯 고요하다

 

가난한 골목에는 자동차 소리도 없고

웃음소리도 없다

 

간난한 골목 어귀에는

술꾼들의 고성방가도 들릴듯한데

그마저 걸음들이 바쁘게 사라져간다

 

어느덧 가난한 골목은

깊은 수렁에 빠진 듯 노곤하게 잠이 들고

내일의 고민도 내일의 희망도

새근새근 잠들어 있다

 

가난한 골목에는 밤새워 부자처럼

하얀 눈이 푹푹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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