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버드 2012. 12. 10. 00:06

 

 

 

어제밤 그대는

꿈속에 왔다가 말없이 갔어요.

꿈속에 그대는 긴머리가 하늘거렸고

자잘한 꽃잎들이 새겨져 있는

배내옷 처럼 보드러운 뽀얀 옷을 입고 있었지요.

내 등에 기대어

내 볼에 느껴지는 그대의 머리결은

차마 말못하는 아쉬움에 적시어진 눈물 같았고

갸냘픈 음성 작은 한숨으로

지그시 감아 내리는 눈은

아침햇살 물가에 안개 같았어요.

어제밤 그대가 한말은 아무리 찾으려해도

기억나질 않네요.

새벽 창가에 불어오는 바람처럼

그대는 홀연히 멀어져 갔고

빈 공간에 허전함은 쓸모없는 낙엽처럼

구석진 곳에 움직일 수가 없었어요.

그대 다시는 오지 마세요!

그렇게 가려거든.....!

 

                               - 은새 -